아이스트로

1. 구조

순수한 물을 얼려 인공적으로 얼음을 만들어도 기포가 생기기 쉬우며 또한 천연빙에는 여러 가지 불순물이 섞여 들어간다. 보통의 얼음의 비중은 0.88∼0.92이다. 비중이 1인 액체 물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값을 보이는데 이러한 특이성은 얼음의 결정이 공극(空隙)이 많은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음에는 몇 가지 다른 구조의 결정이 있는데, 보통의 얼음은 얼음 Ⅰ이라 하여 0℃, 200atm 이하에서 안정하다. 그 밖에 얼음Ⅱ·얼음Ⅲ·얼음Ⅴ·얼음Ⅵ·얼음Ⅶ·얼음Ⅷ 등, 고압하에서 존재하는 것이 있다. 보통의 얼음 결정은 육방정계에 속하며 HO 분자가 수소결합에 의해 무한히 연결된 육각형의 터널이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산소원자를 중심으로 한 사면체구조로서 섬유아연석구조이다. 이 구조는 공극이 매우 많은 구조이며, 얼음의 밀도가 낮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얼음이 녹을 때는 일부의 수소결합이 파괴되어 육각형의 터널구조가 없어져 액체인 물 쪽은 HO 분자가 채워지게 된다. 따라서 물이 얼음보다 비중이 커진다. 얼음Ⅱ는 약 3000atm의 압력을 가하면 얻을 수 있는데, 얼음Ⅰ의 결정구조와 매우 비슷하지만 산소에 의한 사면체구조가 일그러져 육각형의 터널구조가 비뚤어진 형태가 되어 공극이 적어진다. 따라서 같은 압력하에서의 액체인 물보다 밀도가 높아진다.

2 성질

물의 상평형도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융해곡선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즉 압력을 가하면 녹는점이 내려가 2045atm일 때, 얼음은 －22℃에서 녹는다. 유리의 표면에서는 스케이트를 탈 수 없으나 얼음 위에서는 가능한 점, 눈 위에서 스키가 미끄러지는 것, 또는 빙하가 이동하는 것 등의 현상은 이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즉 스케이트의 날, 스키의 판 등에 의해 얼음이나 눈에 가해지는 몸무게의 압력으로 얼음이 녹아 물이 됨으로써 미끄러지는 것이다. 빙하도 매우 두꺼운 두께 때문에 바닥 쪽이 고압이 되어 꽤 낮은 온도에서도 녹는점이 내려가 표면보다도 빨리 녹는다. 그러나 압력이 제거되면 물은 다시 언다. 이러한 현상을 복빙(複氷)이라 한다. 또한 얼음덩어리 한쪽만을 고정시키고 다른 쪽에 추를 얹으면 얼음은 잠시 뒤 만곡된다. 즉 얼음에는 가소성(可塑性)이 있다. 얼음의 밀도는 물에 비해 작기 때문에 같은 질량의 물보다 부피가 약 10％가 크다. 물이 응고할 때 팽창하는 특성은 물이 얼음으로 되면서 공간이 있는 결정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질은 자연현상 속에서 큰 역할을 하는데, 암석의 갈라진 틈으로 들어간 물이 응고하면 암석이 파괴되어 토양이 되기도 하고, 또 토양의 표면층에 얼음이 생기면 식물의 뿌리털이 끊어져 시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표준상태에서 물의 밀도는 0.99987g/㎝³, 얼음의 밀도는 0.9168g/㎝³이므로 얼음이 물 속에서 뜨기는 해도 수면 위에는 전체의 1/11밖에 떠오르지 않아 겉보기에는 작은 빙산도 물 속에서는 매우 큰 부피를 가지고 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얼음은 열전도성이 작은 데다 수면에 뜨기 때문에 빙면(氷面) 밑에 있는 물의 열량이 유지되어 연못이나 호수의 바닥까지 어는 것을 방지하여 수중생물의 생활이 보호된다. 수증기가 급격히 결정화되면 빙정(氷晶)이 되는데, 눈은 빙정이 공기층을 낙하하는 동안 성장한 것으로 대개 육각형꽃모양이나 조건에 따라 여러 모양이 있다.

3 지구상의 얼음

지구상의 얼음은 ① 육상(陸上)의 얼음 ② 대기 중의 얼음 ③ 해빙(海氷)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 총량은 계절이나 산정하는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략 2.42×10g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은 빙하(氷河)·빙상(氷床)으로 존재하고 이것은 총얼음량의 98.95％에 달한다. 대기 중에서 빙정 등의 형태로 떠 있는 얼음의 양은 전체의 0.01％밖에 되지 않지만, 그 양은 1조 6800억t에 이른다. 지하빙(地下氷)은 시베리아나 캐나다 북부의 광대한 영구동토층(永久凍土層)에 포함되어 있는 얼음을 말한다. 빙하·빙상 중 96％는 그린란드와 남극대륙에 분포하며 나머지 4％는 고산(高山)·고위도지방에 있다. 해빙은 일본 홋카이도의 오호츠크해 연안에서 볼 수 있는 유빙(流氷)처럼 바닷물이 얼어서 떠내려오는 것과, 북대서양 북부나 남빙양(南氷洋)의 빙산(氷山)처럼 육상의 빙하 끝부분이 바닷속으로 떨어져나가 생긴 것이 있다. 지구표면이 가장 넓게 얼음으로 덮였던 때는 홍적세 빙하기이며, 그 당시에는 지구상의 육지의 약 32％가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고 한다. 미국 빙하학자 R.F. 플린트의 추정에 의하면 지금도 지구상에 있는 빙하·빙상의 얼음을 전부 녹인다면 해면이 약 59m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4 문화사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겨울철에 강이나 호수의 얼음을 빙고(氷庫)에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철에 사용하였다. 《삼국지》 《삼국유사》 《신당서》 《삼국사기》 등에 얼음의 용도와 빙고에 관한 기록이 있다. 실제로 경주(慶州)에는 삼국시대부터 석빙고가 있었다. 그 뒤 고려시대에 들어와서도 빙고의 제도가 이어져 내려와 《고려사》에는 백성을 동원하여 빙고를 축조한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동빙고·서빙고를 두어 얼음공급의 시기·양·대상인물 등에 관한 규정을 두었음을 볼 수 있다. 이 시대에 특히 빙고 속의 얼음을 보관하기 위한 백성들의 부역이 심해졌다고 한다. 빙고는 경주 외에도 경상남도 창녕(昌寧), 경상북도 성주(星州)·안동(安東)·현풍(玄風)·청도(淸道), 황해도 해주(海州) 등에도 있었고 빙혈은 빙고 이상의 냉장·냉동구실을 했다. 1881년(고종 18)에 들어와 얼음전용 빙도(氷刀)가 등장했으며 그 밖에 저빙궤가 나타났고, 1910년이 되어 비로소 부산 수산시장에서 인조제빙이 시작되었다.